韩语阅读-长大后优质

韩语哲理美文阅读-长大后 어른이 된다는 것은
회사에 지각할까 조마조마해하며 집을 나서는데 노란 책가방을 맨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뭔가 달그락거리는 소리를 내며(새로 산 필통일까?) 아장아장 걷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. 아, 3월이구나. 또 한 번의 겨울을 보내고 스물넷이라는 낯선 나이도(채 익숙해지기도 전에!) 보내고 다시 봄이 왔구나. 괜시리 몸을 부르르 떨어보고는 버스 정류장 쪽으로 걸음을 바삐 옮긴다.

떠올려보건대 어렸을 때 나는 어른이 참 되고 싶었던 것 같다. 감질나는 용돈이 지루했고 엄마의 뾰족구두가 부러웠다. CF속 언니들이 마시는 우아한 블랙커피는 잔 위를 떠도는 김조차 근사해 보였다. 그런 내 동경이야 어떤 모양으로 부풀건 말건 어른이 될 기미도 안 보이는 몸이 원망스러웠고, 시간은 그런 나를 영원히 교복 속에 묶어놓을 것만 같아 숨이 막혔다.

시간이 가면서 환상의 세계가 조금씩 바래가는 것을 눈치 채긴 했지만 막상 어렵사리 사회인의 대열에 합류했을 때 발견한 어른의 세계는 정말이지 그다지 즐겁지 않았다. 아마 이래서 졸업생들이 ‘학생 때가 좋은 거다’라고 노래를 불렀나보다. 오, 맙소사!

대입을 향해 일직선으로만 달렸던 내 삶의 폭이 수능 이후, 3차원까지 확장되었다면, 취직하고 ‘진짜 어른’이 되면서부터는 마치 4차원의 세계로 빨려 들어온 느낌이랄까. 끊임없는 다른 사람들과의 비교는 차라리 미덕인 세계. 더 좋은 직장, 더 좋은 먹거리, 더 좋은 입성을 가지려고 기를 쓰는 것이 당연한 곳이었다. 그리고 그 ‘더 좋은 것들’에 다다르기 위해 저마다 발버둥 치느라 바쁜 것도 당연했다(학교에서도 경쟁이 심하기란 마찬가지 아니었냐고? 비교가 안 되는 수준이라니까). 속 좁은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서 감정을 억누르고, 구설수가 두려워 허물없는 사이보다 적당한 거리를 유지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. www.ryedu.net

무엇보다 가슴 아팠던 것은 한 살 두 살 나이를 먹으면서 꿈에 다가갈 줄만 알았는데 실상 할 수 있는 것과 하고 싶은 것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내 모습이었다. 하고 싶은 것에 대한 확신은 어쩐지 부족한데 선택할 수 있는 기회조차 충분치 않을 때, 그냥 나는 시간이 조금 더 가기만을 기다리기로 한다.

물론 시간만 간다고 절로 해결되는 건 아니니까 나는 또 바빠야 한다. 지금껏 퇴근하면 지쳐서 엄두도 못 내긴 했지만 올해부터는 달라져야지. 영어 학원에 가서 언제 쓰일지 모를 영어로 말하는 법을 배워 둬야 하고, 남들 다 가진 컴퓨터 자격증도 챙겨야 한다. 불안정한 계약직에게 이직 준비는 필수. 부지런히 채용정보를 확인하는 센스는 두 말 하면 잔소리다. 이김에 제 2외국어도 공부해놓을까? 뭐 이 정도가 새로 3월을 맞이하는 직장인 2년차의 새로운 계획이다. 그렇게 마시고 싶었던 블랙커피보다 사실은 학교 앞에서 잘 사먹던 보드라운 코코아 거품이 더 탐나는 시점이긴 하지만 어쩌겠는가. 어쨌든 나는 내가 과거에 선택한 것들을 하나하나 엮어가면서 새로운 선택을 준비해가는 중인 것을.

어느 한 시점이 되면 어른이 되어있을 줄 알았다. 아마도 내 손으로 돈을 벌게 되면. 그런데 그 조건에 맞춰도 나란 사람은 크게 달라져있지 않더라. 하이힐보다 단화가 편하고 내가 한 화장은 아무리 봐도 어색하다. 어른이라는 표현부터가 낯설다. 음…. 어른이 된다는 건, 어쩌면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기대하는 바램의 다른 말인지도 모르겠다.外语爱好者 韩语阅读