韩语阅读：春困症优质

韩语阅读：春困症

"꽃가루와 같이 부드러운 고양이의 털에/고운 봄의 향기가 어리우도다//금방울과 같이 호동그란 고양이의 눈에/미친 봄의 불길이 흐르도다//고요히 다물은 고양이의 입술에/포근한 봄 졸음이 떠돌아라//날카롭게 쭉 뻗은 고양이의 수염에/푸른 봄의 생기가 뛰놀아라." 이장희(1900~1929) 시인의 '봄은 고양이로다'는 고양이의 형상을 통해 봄의 특징을 향기·불길·졸음·생기로 묘사하고 있다.

 
만물이 소생하는 봄인데 왜 오후만 되면 나른한 피로감에 젖어 꾸벅꾸벅 조는 사람이 늘어날까. 소화도 잘 안되고, 업무나 일상에도 의욕이 떨어지는가 하면 쉽게 짜증이 나는 이유는? 춘곤증(春困症) 탓이 크다. 춘곤증은 겨울 동안 추위로 움츠렸던 인체가 따뜻한 봄을 맞아 활동량을 늘리면서 계절의 변화에 잘 적응하지 못해서 생기는 증상이다.

춘곤증은 보통 1~3주가 지나면 없어진다. 하지만 봄철 피로감을 모두 춘곤증 탓으로 여기면 간염 결핵 등 증상이 비슷한 다른 질병의 초기 신호를 놓칠 수도 있다. 4주 이상 피로감이 이어지면 의사의 진찰을 받을 필요가 있다. 춘곤증을 이기려면 맨손체조나 스트레칭, 산책 같은 가벼운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게 좋다. 봄철에는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면서 비타민 소모량이 3∼5배 늘어난다. 비타민 함량이 높은 봄 채소와 신선한 과일, 견과류를 많이 먹고, 특히 아침 식사를 거르지 않아야 한다.

운전 중에 춘곤증이 나타나면 졸음 운전으로 이어져 자칫 사고를 일으키기 쉽다.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3~4월에 발생하는 교통사고의 약 30%는 졸음운전이 원인이다. 운전 중 창문을 열어서 공기 순환을 자주 시켜 주고, 피로감에 졸음이 오면 휴게소나 졸음쉼터에서 쉬었다 가는 게 좋다. '작년에 왔던 각설이 또 찾아오듯' 봄만 되면 찾아오는 춘곤증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규칙적인 운동·식사·수면의 습관화가 필요할 듯싶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