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영화 한반도 시사회가 열린 26일 오후 서울 종로 서울극장 앞은 한 마디로 대성황이었다. 상반기에만 50여 편이 쏟아져 나온 유례없는 한국 영화 다산의 시대에 한 편 시사회가 이렇게 많은 인파를 모으기는 실로 오랜만이었다. 순제작비 100억 원을 쏟아 부은 블록버스터이자 상반기 한국 영화의 부진을 씻어줄 기대작이라는 소문 때문이기도 했지만 지난 10여 년 충무로 파워 맨으로 자리 매김 해 온 강우석 감독에게 보내는 영화인들의 애정이 보였다. 시사회 전 무대인사도 들뜬 분위기였다.
차인표가 자신을 영화계의 안정환이라고 하자 강 감독은 배우들이 연기보다 말을 더 잘해요라고 받아쳤다. 그리곤 차인표 옆 조재현을 가리키며 연기 잘 한다고 캐스팅했는데, 아니더라구요. (그의) 연기가 좋았다면 전적으로 연출력 덕분입니다라는 말로 좌중을 웃겼다. 관객들의 왁자한 박수와 웃음으로 시작한 영화 한반도는 그러나, 아쉽게도 참을 수 없는 무거움의 영화였다.
민족주의와 반일이라는 당초의 주제 의식을 몰랐던 바는 아니지만, 영화를 보는 내내 머리를 짓누른 무거움의 정체가 단지 주제 때문이 아니라 주제를 어떻게 풀어내는가하는 문제였기에 더 답답했다. 영화 실미도의 1000만 흥행기록을 세우며 한국 영화사에 숱한 재미있는 작품들을 만들어 온 강 감독의 영화에서 영화라는 장르가 그 어떤 것을 주장해도 잃지 말아야 할 기본이 즐거움이라는 것을 확인받는 것은 새삼스러움을 넘어 당혹스러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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